실종된 시인 백석의 행적을 찾아가는 연대기적 드라마
시집과 시만 남았고,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도큐멘터리
적 서사극.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한때 절필했고,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
하여 번역에 몰두했던 시인 백석. 그는 고향이 북이었기 때문에 월북 시인도 아니면서 남쪽
에서는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남과 북에서 잊혀져 버린 시인, 그러나 그의
주옥같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남쪽의 교과서에 수록되고, 그의 명시 <남신의
주 유동 박시봉방>은 남쪽의 시인들에게 열등감을 던진 명시로 남았다.
그러나 정작 북에서의 그의 삶은 시를 쓰지 못하고 번역과 동요시를 썼고, 그나마 사회주
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조아로 몰려 산수갑산 집단 농장으로 유폐되었다.
이 연극은 모던 보이 백석이 산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삶의식을 포기하지 않고
민중과 함께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천상시인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
들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백석의 삶은 시인의 존재
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