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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소동극 <서툰 사람들>

  • 공연일 : 2015년 10월 17일 / 10월 31일(토요일)
  • 공연시간 : 오후 2시, 5시(2회공연)
  • 공연장소 : 기장군청내 차성아트홀
  • 입장료 : 균일6,000원/ 신바람 문화회원 무료(연회비 1만원)
  • 관람가 : 전체이용가
  • 상영시간 : 90분
  • 문의처 : 051-723-7203

영화감독 장진의 유쾌한 사랑학

<서툰 사람들>에서 장진이 보여주는 도시 속의 우스꽝스런 낭만, 그리고 역설은 관객에게 대단한 연극적 재미로 다가선다. 그는 부조화의 일방적 현실을 초월 하거나 건설을 꿈꾸지 않는다. 세속도시에 투신하려한다.

장진의 작품에 있어 투신, 혹은 자멸을 구원해 주는 힘은 사랑이다. <서툰사람들>은 그런 의미에서 장진의 사랑학이다.

 무관심한 세상을 향한 소동극

독신자 아파트에 외롭게 사는 여자 ‘유화이’ 의 아파트에 초보도둑 ‘장덕배’가 들어온다. 모든 상황이 서툴기 그지없다. 열려있는 문, 도무지 훔쳐갈 물건 없는 살림살이. 도둑의 존재를 문득문득 잊어버리는 용감한 여교사, 여기에 질세라 군대를 갓 제대하고 도둑전선에 뛰어든 '장덕배'는 도둑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 친절하고 인정어리다. 숨겨진 비상금 위치를 가르쳐주는 주인, 훔친 돈을 몰래 지갑에 넣고 가는 도둑. 그들은 서로의 신분과 상황도 잊은 채 마음의 문을 열어나간다. 한편 아래층에 사는 남자 김추락은 무관심한 세상을 향한 한바탕 자살소동을 벌이고, 경찰은 엉뚱하게 한층 위에 사는 유화이 집 문을 두드린다. 구애하기 위해 찾아온 자동차영업사원 서팔호는 덕배의 달변에 쫓겨나게 된다. 길었던 밤이 지나고 어느새 친구가 된 덕배와 화이는 헤어짐이 아쉽기만 하다. 세상 속으로 달려 나가는 덕배를 보내고 혼자 남은 유화이. 열린 문을 바라보며 덕배가 남기고 간 스타킹을 뒤집어쓰며 웃는다, 운다.

도둑과 여교사는 왜 같이 밤을 지새웠는가......

 

그건, 사람이 그립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여교사의 신세가 그러하고 여자친구 한 번 없었던 덕배의 인생이 그러하고 이걸 지켜보는 관객의 심정 또한 그러하다. 칼을 든 도둑과 친구가 되어가는 여교사, 문을 열어놓고 사는 아파트, 이러한 상황이 이제는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세상에 도착해 버린 우리는 여전히 사람이 그립다. 때문에 이러한 연극을 꿈꾸고 있는 건 아닐까? 밤도 낮도 없는 도시, 진실도 거짓이 되고 거짓도 진실이 되는 세상, 적도 아군도 없는 이 시대가 덕배와 화이를 유효하게 한다. 떠난 도둑을 그리워하며 침으로 범벅 된 도둑의 스타킹을 주저 없이 뒤집어 쓸 수 있는 유화이야말로 이 시대가 잃어버린 참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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