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바다미술제, 일광해수욕장서 11월 14일까지 열려 인간과 비인간의 연대와 조화 추구 공간 활용, 장르 다양화, 야간관람 등 기존 바다미술제와 달리 새로운 변화 부산광역시와 (사)부산비엔날레조직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1바다미술제가 '인간과 비인간: 아상블라주'를 주제로 10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일광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아상블라주'는 집합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다양한 물체들이 조합된 입체적 형태를 지칭하는 미술용어로 쓰인다. 이번 바다미술제의 '아상블라주' 개념은 단순한 결합이 아닌 인간과 예술, 생태, 제도, 상호작용 등을 포함하는 비인간적 요소들과의 결합으로 확장된 의미다. 전시 주제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의 공통 형질인 '물'을 통해 교감하고 변화하는 흐름을 그려내고 바다를 연대의 장으로 포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1바다미술제는 보이지 않는 해양생태계 속 상호관계를 드러내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인간 이외의 여러 세계들과 만나고 연대하는 아상블라주의 여정에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번 전시에는 36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2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국가는 총 13개국으로 한국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인도, 필리핀, 아랍에미레이트,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미국, 영국, 터키 등의 참여국가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바다미술제는 해운대, 광안리, 송도, 다대포에 이어 일광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일광해수욕장은 고려시대부터 많은 인사들이 유람했던 기장 8경 중 하나였고, 수심이 얕아 가족 단위로 즐기는 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이다. 또 인근에 동부산관광단지 조성과 동해남부선 개통, 신도시 조성 등으로 부산의 인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일광해수욕장은 기존의 바다미술제의 형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전시 방식을 모색하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적격지로 판단했다. 실제 작품 설치에 있어서도 백사장을 비롯해, 어촌포구, 마을회관, 하천과 다리, 공원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고, 조각, 설치를 비롯해 평면, 사진, 영상 등 현대미술의 장르를 포함하고 있고 기존의 바다미술제와는 다른 구성의 다양성이 엿보인다. 이와 함께 단순히 바다라는 공간뿐만 아니라 바다를 근거로 한 지역민의 삶과 역사를 조명하는 작품들도 있어 전시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평가이다. 동해선 일광역에 내려 일광해수욕장으로 진입하면 가장 먼저 대형 지느러미와 비늘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의 최앤샤인 아키텍츠의 〈피막〉이라는 작품으로 일광천 끝자락에 위치한 다리 강송교에 설치되어 바다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다. 하천의 한편에는 부산 출신 안재국 작가의 <세포유희>라는 낚시줄로 만든 작품이 물결 속에서 꿈틀대다가 교량의 틈새로 모습을 드러내고, 강송정 공원에는 기장 일대의 미용실에서 수집한 머리카락들을 소재로 한 이진선의 <The DNA Park>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야간에는 하천변에 인접한 해맞이빌 아파트 벽면에 김안나 작가의 영상작품 <오션머신>이 상영된다. 일광천을 등지고 백사장으로 총 13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먼저 일광해수욕장의 이벤트 광장에는 대나무와 재활용 플라스틱 용품을 활용해 거대한 해양 괴물을 만들어낸 필리핀 작가 리로이 뉴의 <아니토>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왼편으로는 다색의 빛을 반사시키는 특수 필름 패널로 제작된 OBBA의 <Lightwaves>, 대나무로 만든 대형작품인 대만 작가 리 쿠에이치의 <태동>, 아름다운 섬처럼 보이는 류예준 작가의 <주름진 몽상의 섬들>, 조병철 작가의 <생명체의 반격>, 그리고 버려진 자개로 거대한 알을 연출한 김경화 작가의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고개를 들면 오리배 선착장 끝에 붉은 시소와 영상 작품을 접할 수 있는데 바로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의 <02>라는 작품이다. 이벤트 광장 오른쪽으로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이어진다. 소나무와 색색의 그물망으로 제작된 지안딘의 <노송과 갯마을>은 일광 해변을 뒤덮었던 소나무 숲을 기리고 있다. 이어서 최한진의 <트랜스>라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심해에서 온 사이보그를 만날 수 있고, 방글라데시 출신의 조이데브 로아자의 <유영하는 뿌리>라는 사진 설치물은 작가의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계속해서 포레스트 커리큘럼의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라는 대형 깃발 작품은 해변위에 위태롭게 서있으며, 다양한 사운드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백사장 맨 끝에는 3개의 거대한 물방울로 구성된 오태원의 <영혼의 드롭스> 중 하나가모래 위에 설치돼 있다. 오태원의 작품은 수면 위와 하늘에서도 볼 수 있다. 야간에는 로히니 드배셔의 <심해 온실>이라는 영상작품이 백사장에 투사된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5개의 카페와 음식점의 유리창들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루 킴 작가의 <용해 전략>은 물이 주인공이 돼 해양과 기장 고리원전을 의인화해 나눈 대화들이 해변 5개 구역에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고, 일광 바다를 따라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장어구이집들이 즐비해 있는 어촌마을 입구를 지나서 2점의 작품을 만난다. 먼저 이천마을 할매신당 부근에 있는 부스 라이노, 메들린 플린, 팀 험프리의 공동 저작 <파도의 문, 신당의 통로>는 실제 신당 크기의 대형 거울과 사운드가 함께하는 장소 특정적 작품이다. 신당 입구를 지나서 실제 주민들이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에는 케렘 오잔 바이락타르가 <얽힌 갈래들>이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붕장어를 모티브로 하는 영상과 함께 신비로운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구 마을회관을 활용한 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먼저 구 마을회관 1층에는 셰자드 다우드의 대형 직조 작품인 <인류 판게아>라는 평면 작품을 만날 수 있고, 2층에는 여러 지역과 시대에 걸쳐 사람들의 반점을 찍어낸 디지털 프린트 작품, 로렌스 아부 함단의 <이렇게밖에 알려지지 않을 자들을 위하여>가 설치되어 있다. 건물 옥상에는 최앤샤인 아키텍츠의 두번째 〈피막〉이 바다를 바라보며 설치돼 있다. 이번 바다미술제는 영상 작품과 조명에 주안점을 두어 야간 관람까지 이어지게 된다. 2021바다미술제는 10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휴일 없이 무료로 개최되며, 정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503-6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