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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저온피해 지역 돌아보니
작성일2014/04/14/ 작성자 농업기술센터 조회수1906
착과 불가능한 나무 수두룩…농가 ‘막막’

과수 꽃눈 저온피해 ‘심각’

경기·충남 특히 심해
3~4번 꽃눈 말라버려
착과돼도 상품성 하락
2차 피해발생 위험도

“배꽃이 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올 농사는 시작도 못해보고 이대로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9일 찾아간 조종복씨(67·충남 천안)의 배 과수원은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꽃들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하얀 배꽃의 꽃잎을 모두 제거하자 속에서 까맣게 말라버린 암술이 드러났다.

 조씨는 “예년보다 개화시기가 일주일가량 빨라 꽃이 저온피해를 받을까봐 안그래도 걱정했는데 5일 새벽 한파가 몰아친 후 이 지경이 됐다”고 허탈해 했다. 경사진 곳에 위치한 조씨의 과수원 1만3223㎡(4000평) 중 일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특히 화방 안에서 막 개화를 시작한 8번 꽃까지 저온피해를 입은 나무가 많았다. 한 화방에 보통 7~8개의 꽃눈이 달린다고 할 때 8개 모두에서 문제가 생겼으니 올 농사는 말 그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사실상 일손을 놓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조씨는 “내년 농사를 위해서는 기형과든 뭐든 열매가 달려야 하는데 저온피해를 워낙 심하게 입어 착과 자체가 불가능한 나무가 많다”며 “현재로선 어떻게 손을 써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둘 게 없으면 투입 비용이라도 안 나가야 하는데 과수원 관리는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조씨의 답답함은 더하다. 20년째 배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착과가 어려운 나무도 토양관리와 병해충 방제는 예년과 다름없이 해줘야 한다”면서 “과수원 유지비용은커녕 생활비 마련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씁쓸해했다.

 저온피해로 위기에 처한 농가는 조씨만이 아니다. 충남 천안배원예농협에 따르면 저온피해 발생 직후 지역의 78농가를 대상으로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피해율이 평균 70%에 이르고, 특히 동부지역은 90% 이상이었다.

 인근 예산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과수원이 위치한 지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저온피해가 심각하다”며 “소규모 농가는 아직까지 피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산지역도 저수지에 접한 음봉면의 피해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지역 역시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안성지역 피해가 특히 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홍덕화 소촌농원 대표(48·대덕면)는 “5~6일 기온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서리까지 내려 배꽃의 씨방이 죄다 저온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과수원을 살펴본 결과 한 화방에서 6~7개의 꽃 씨방이 검게 동사했고,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고작 1~2개에 불과했다.

 16년째 배농사를 짓는 그는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설사 남아 있는 꽃에서 착과가 되더라도 기형과나 소과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남양주·평택지역 등도 예상보다 피해가 크다. 현재 피해조사를 진행 중인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피해율이 90%를 넘는 농가가 나오는 등 저온피해 정도가 예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평택과수농협 관계자도 “모양이 좋고 대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3~4번 꽃눈의 피해가 커 상품성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2차 저온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연구기관과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5월 초에 늦서리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농가에서는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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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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