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남부지역 ‘겨울 실종’

우리나라 남해안지역이 아열대기후지역에 들어가는 등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을 위해서 기후변화에 대비해 적응성이 뛰어난 품종의 개발·육성·보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개발을 집중분석한다.

　◆기후변화 속도 빨라져

농촌진흥청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높아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1912~2008년) 6대 도시의 평균기온이 1.7℃ 상승해 세계 평균의 2배를 웃돌고 있다. 여름 지속기간은 13~17일 늘어난 반면 겨울 지속기간은 22~49일이 줄었다.

　이 같은 온난화에 따라 강수량은 19% 증가하는가 하면 밤의 최저기온이 25℃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도 4~10일씩 늘었다. 또 강우일수는 감소했지만 강우강도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전망한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중간수준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의 균형적인 사용으로 2100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2배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4℃, 강수량은 17%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호우와 태풍이 더욱 강해지고, 가뭄이 심화될 가능성도 커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열대기후는 현재 남해안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21세기 말에는 산악과 내륙지방을 제외한 중부지방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겨울은 지속적으로 짧아져 남부 일부에서는 겨울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급변하는 농업생태계

농진청은 기후변화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기후 의존적인 산업인 농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기경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장은 “<한라봉>의 재배지가 제주에서 전북 김제로, 포도는 강원 영월로, 사과는 경기 포천으로, 녹차는 강원 고성으로 북상했다”며 “이에 따라 사과의 재배면적은 준 반면 아열대성 작물인 참다래의 재배면적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랭지 채소의 재배면적 감소도 예상된다. 이덕배 농진청 연구관은 “우리나라 준고랭지·고랭지 채소 재배면적은 기온이 2℃ 상승할 때 89%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면서 “이는 고랭지기후가 준고랭지기후로 바뀌고, 준고랭지는 평지기후와 같이 온난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주홍날개꽃매미 등 신종 병해충 발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꽃매미 발생면적만 봐도 2009년 2,946㏊에서 2010년은 8,378㏊로 증가한 것이 단적인 예다.

　반면 열대·아열대성 채소와 과일 재배면적이 늘고 고온성 병해충도 확산될 전망이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망고·울금·골드키위 등의 작물 재배면적이 지난해 250㏊로 늘었다.

벼 줄무늬잎마름병의 경우 2007년 1만4,137㏊에서 2009년 2만1,514㏊로 증가하고, 과수농가에 꽃매미와 갈색여치 발생면적이 증가하는 등 고온성 병해충 발생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계 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농진청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에 따른 벼 수량성 변동을 예측한 결과 현재의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에서 온도가 1℃ 상승하면 벼 수량이 7.5% 줄고, 3℃ 오르면 14.5%가 감소했다. 사과는 고온시 정상온도에 비해 발아에서 개화에 도달하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기후변화가 농업생산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분석하는 한편 이에 대응한 내재해성·내병성 등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평균 기후(30년간)와 최근의 기상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상기상은 짧은 기간 중 사회나 인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현상을 말한다.[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