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배추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며 ‘배추값 파동’을 몰고 왔지만, 정작 많은 배추 농가는 수확량이 적어 속만 태웠다. 앞으로 ‘제2의 배추값 파동과 김장대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 농가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김장용 가을배추와 무 관리에 주력해야 할 시기다. 한창 생육기에 접어든 가을배추·무 관리법을 알아본다.



- 가을배추

◆ 웃거름과 물 관리 중요=초기 생육을 최대한 촉진하기 위해 정식 후 15·30·45·60일마다 요소와 염화칼리를 뿌려 준다〈표 참조〉. 특히 모래땅은 찰흙땅에 비해 비료 성분이 빨리 없어지므로 반드시 웃거름을 주는 것이 좋다.

배추 속이 들어차는 결구 시기에는 물 관리가 중요하다. 땅이 마르지 않도록 10a당 하루에 200ℓ씩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스프링클러를 이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급수할 수 있다. 단, 습해 방지를 위해 물빠짐이 좋지 않은 포장은 배수로를 정비해 둔다.



◆ 정식기에 따라 생육 관리 다르게=올해 언제 정식했는지에 따라 지금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다르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9월5일 이전(남부는 5일 정도 뒤)에 정식했다면 현재 뿌리혹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8월 하순~9월 상순 집중된 비로 뿌리혹병이 대량 발생한 탓이다.

뿌리에 크고 작은 혹이 생기고 배추가 푸른 상태로 시들어 버린다면 감염된 것으로, 이 경우 석회 엽면시비와 토양관주를 동시에 하는 것이 해법이다. 배추에 석회 성분이 있으면 뿌리혹병은 더디게 퍼지기 때문.

뿌리혹병이 발생한 포장과 발생하지 않은 포장의 경계에 고랑을 내고 씨를 뿌리듯 석회가루를 한두줄 뿌려 묻으면 병이 밭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석회를 물에 섞어 2~3회 엽면살포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

중부를 기준으로 9월6~12일께 정식했다면 평년 기준의 ‘정식 적기’보다 1주일 정도 늦었지만 현재 생육은 가장 양호한 상태다. 요소·염화칼리 웃거름을 철저히 시용해 구를 최대한 키우고 수량을 확보한다.

수확기 무렵 석회결핍증이 나타날 우려가 있으므로 속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염화칼슘 0.3％액을 5일 간격으로 3회 엽면시비한다.

중부 기준 9월15일 이후 정식한 농가는 배추 속이 제대로 들어차기 어려울 우려가 있다. 땅에 웃거름을 주는 것과 함께 잎에 요소 0.2％액을 5일 간격으로 3회 뿌려 주면 구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요소액을 뿌리고 15일 뒤에는 염화칼리를 액비로 1회 엽면살포한다. 이렇게 하면 지상부만 과도하게 자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병해충·언 피해도 신경써야=‘배추 암’이라 불리는 뿌리혹병은 생육기 내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밭이 과습하면 심하게 발생하므로 배수로를 반드시 확보하고, 수확기가 늦어지지 않게 적기(정식 후 60일)에 수확한다.

일반적으로 배추는 영하 8℃ 이하에서 언 피해를 받지만, 갑자기 기온이 크게 떨어져도 쉽게 얼어버린다. 따라서 갑자기 된서리나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배추 윗부분을 결속해 언 피해를 막는다.



-무

◆ 웃거름은 적정량만=파종 후 20·35일에 요소(10a당 11㎏)와 염화칼리(10a당 8㎏)를 웃거름으로 준다. 이때 무 포기에서 15㎝ 떨어진 곳에 10㎝ 깊이로 골고루 뿌려 주고, 흙을 덮어 비료가 공기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는다. 한번에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잔뿌리나 가랑이뿌리가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양분 흡수율을 높이려면 생육 중기에 염화칼슘 0.3％액을 2~3회 잎에 뿌려 준다.

무는 보통 0℃ 이하에서 언 피해가 생기므로, 생육후기 갑작스런 기온저하가 예상될 경우 한랭사를 피복하거나 비닐을 임시로 덮어 이를 방지한다. ◇ 도움말=박수형 농촌진흥청 채소과 연구사 ☎ 031-240-3641. 

[농민신문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