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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의 유모차
작성일2008/12/19/ 작성자송경자 조회수1764
아가처럼 보살펴야할 팔순 노모가
유모차에 폐지를 싣고 가고 있다
증손자 것인지 낡은 유모차
바퀴는 이중으로 털털 거린다
분명 어제 본 그 할머니
오늘도 차도 옆에 엎드려 일하신다

꼬부랑 허리 앉았다 일어섰다
박스 하나 펴 놓고 노끈 한번 조여 보며
신문지 뭉치 올려놓고 또 노끈 한 번 당겨본다
전자상가 앞 빈 박스 많을 텐데
그것은 발 빠른 사람 몫이 될 테지
늘 외진 길목 소외된 일터
엄동설한 차가운 바닥에서
온종일 서성대고 있다
저녁 어스름 해가 질 텐데
키 높이 까지 쌓을 수 있을까
숙연한 맘 치밀어 오른다
거동 잘못하는 엄마가 생각 나
물끄럼히 머뭇거린다

유모차에 아가만 태워도 좀처럼 힘 드는데
저토록 무거워 어찌 굴러갈 것인지
할머니가 유모차에 딸려가는 풍경
용돈 한 푼 벌려고 거리로 나섰는지
허기를 메우려 눈물을 삼키는 지
집 나간 며느리 대신 땀 흘리는 지
손자들 떠맡아 애태우는 지
눈물 맺힌 사연 알알이 맺혀
낡은 리어카 폭삭 내려앉는다

순조롭게 굴러가지 못하는
낡은 유모차 바퀴 사이로
튼실한 리어카 한 대 자꾸만 아른거려
가던 발길 뒤뚱대며 심호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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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행정자치국 민원봉사과  

최종수정일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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