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군수님!

저는 부산시에 근무하면서 기장군 동백리 일대에 kbo가 계획하던 야구 명예의 전당과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던 베이스볼파크 조성을 기장군과 함께 유치했던 실무자입니다.

지금은 퇴직하고 한 시민으로 살아갑니다만,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기장군과 kbo가 협약식을 맺었다는 소식이 참 반갑고 축하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요.

야구 명예의 전당은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야도 부산이 가져와야 할 영원한 인프라입니다. 뉴욕에서도 몇 시간을 차를 몰아야 갈 수 있는 시골 쿠퍼스타운에 자리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도 한해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곳이죠. "야구팬에게 명예의 전당은 단순한 박물관 시설이라기보다는, 헌액된 선수, 감독, 심판, 행정위원, 야구 개척자들을 두루 볼 수 있는 일종의 판테온이다." 위키 백과 사전에서 전하는 말입니다. 헌액 퍼포먼스만 하더라도 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능가할 것입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군정 제안을 하게 된 것은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사직 야구장 정문 옆 야외 농구장 구석에 세워진 최동원 선수 동상을 야구 명예의 전당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입니다. 그 자리는 사실 당시 허남식 부산시장이 낙점하셨던 곳입니다. 그때야 이런저런 이유로 그 자리에 놨습니다만,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기는 지금에는 한국야구의 영웅을 롯데 홈구장 한쪽 구석에 놓아두는 것은 예의가 아닐뿐더러 진정한 야도(野都) 부산이 취할 바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기장군에서도 동참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둘째는 3년 이상 유치 활동을 해오면서 진정으로 노력해오신 숨은 야구인에 대한 예우입니다. 바로 전용배 단국대학교 교수이십니다. 전 교수는 당시 동명대학교 재직 중이셨는데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스포츠산업 전문가이자 야구 전문가입니다. 이분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어려웠던 과정이었습니다. 2013년 부산을 방문하신 구본능 총재에게 숙소인 롯데호텔에서 동백리까지 승용차로 35분내로 도착하지 못하면 야구 명예의 전당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총재님을 현장에 모셨던 일화는 잊히지 않습니다. 유치에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허구연 현 kbo 총재님의 흔쾌한 유치 활동 참여도 전 교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당시 군수님께서 교수님의 활동을 기리고자 리틀야구장이 생기면 한쪽 구석에 “전용배 야구장”이라고 새긴 조그만 머릿돌 하나 놓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기장군의 약속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장군수님!

천혜의 적지에 야구 명예의 전당을 건립하시고 베이스볼 파크와 함께 야구 등대가 어울리는 기장 일광면 동백리에 야구인들이 찾고, 헌액하고, 기리고, 참배하고, 역사를 배우고, 어린이들이 꿈을 가지는 곳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제안한 두 가지를 진지하게 성심을 다해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